본문 바로가기

연탄재이야기

힘없는 학생회가 싫다.

"힘없는 학생회가 싫다."

 

고등학교때 학생회장선거를 할 때 일이다. 소위말하는 선생님들이 이뻐하는 모범생 후보가 한명 있었고 단독후보로 학생회장이 되는 분위기였다. 다른 학교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학생회장이라는 자리가 그닥 치열한 경쟁의 자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아이가 입후보를 한다. 그리고 그녀석은 "힘 없는 학생회가 싫다" 라는 슬로건을 걸고 선거를 치룬다. 사실 고교학생회장이 특별히 뭐를 하는 자리도 아니었다. 그런데 힘이 없는 학생회가 싫다니.. 그러나 그 녀석은 선거에서 이겼다. 나 역시 기존에 후보와 친한 친구사이였음에도 새로 등장한 그녀석을 찍었다.

 

오래 지난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나 싶다. 실제 그녀석이 힘없다고 그러면서 회장이 되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특별히 해야 할 일도 없었다. 그런데 저런 구호에 내가 넘어갔었다는 생각에... ㅎㅎㅎㅎ 여튼 나 개인적으로는 저 당시의 선거를 통해 주사를 한방 맞았다고 해야하나? 뭐 그런 느낌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 대선이 충격의 결과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을 내세웠고 거침없는 막말(달리말하면 소신)로 끊임없이 논란에 휩쌓였다. 그러나 선거 결과 승리는 트러블메이커인 트럼프에게 돌아갔다.

 

트럼프가 각종 구설에 오르고 그런거야 뉴스로 봤으니 대강 알았지만 그가 어떤 것을 내세우고 어떤 표심을 노렸는지는 잘 몰랐다. 그래서 트럼프가 내세운 7대공약을 찾아보았다.

 

 

①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이미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전면 재검토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비준 반대 공언.


② 동맹국 상호주의, 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 시사
트럼프는 동맹국들이 미국 군사력에 무임승차 하고 있다는 인식. 한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이 주둔하는 국가가 적절하게 방위비를 내지 않으면 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 했다.


③ 불법 이민자 추방
불법 이민자 추방 및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선별적 이민자 유입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외국인 범죄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정책을 펼칠 방침이다. 트럼프가 미국인의 일자리 보호를 위한 과격한 정책들을 내놓은 배경이다.


④ 화석연료 생산 확대...유가 하락할 듯
파리기후협약 백지화, 키스톤 파이프라인 건설 허가, 화력발전 억제 모든 규제 철폐를 주장. 트럼프는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고 한다.

미국, 사우디, 러시아가 3대 원유생산국이다.


⑤ 금리인상 반대, 볼커룰 폐지
트럼프가 당선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

 

⑥ 법인세 대폭 감세, 상속세 폐지
*법인세를 기존 35%에서 15% 인하 방침. *개인 소득세는 12%, 25%, 33%로 간소화, 개인 소득세 최고세율을 39.6%에서 33%로.

상속세 폐지, 해외 수익금 세금도 35%에서 10%로 내리겠다는 방침을 공약.


⑦ 오바마케어 폐지, 보험료 인하
트럼프는 미국 의료비 지출 과다 인정하면서 보험료 인하를 통해 의료비 지출 줄이자는 입장. 

 

하나하나 다 까기엔 내 지식이 부족하거니와 말이 길어지니 간단하게 평가해보면

저 공약중에 한가지라도 맘에들고 나에게 이득이 된다면 트럼프를 찍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는 수준의 자극적인 공약들이다. 6번은 부자들과 대기업의 경우에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7번은 우리나라같은 의료보험이 뭔지 모르는 미국입장에서야 당장나가는 세금이 줄어드니까 감세로 인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유권자의 마음을 흔든 것만은 틀림없다. 이민자정책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기존의 정치인이 하는 정치적 발언은 이민자와 이민자가 아닌 이들 모두에게 표를 잃지 않기 위한 발언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렇게 극단적으로(어찌보면 소신) 내세우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이 분명 존재 할 것이다.(게다가 정치불신을 양념으로 치면 그것이 바로 MSG)

 

유권자의 시각이라고 표현을 해야하나? 결과론이지만 트럼프의 과감한 공격은 득점을 얻어낸 것이 분명하다. 또한 미국역시 정치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컸구나, 미국 국민의 삶도 정말 힘들었구나 라는 느낌도 있다.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정치가 아니었다 라는 말도 맞을 것이다.

 

* 인터넷 상에서는 박그네샤머니즘과 최순실 국정농단이 미국 대선에 영향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여자대통령이 되면 한국처럼 된다' 라는 말이 돌았다면? 솔직히 피식하지만 오싹하지 않았을까?

 

 

정치적인 발언은 매력이 없다.

 

 

트럼프의 저런 화끈한(?)슬로건과 공약들을 보고 다시 한 번 느낀 것이

"정치적인 발언은 매력이 없다." 라는 것이다. 물론 당선되고 수락연설에서는 트럼프의 발언이 매우 정치적으로 바뀌기는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발언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에는 기존 정치인의 그것과는 좀 달랐을지 모른다.

 

정치에 대한 혐오가 크면 저런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나라도 겪었다. 안철수현상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안철수 현상은 지금 안철수가 구닥다리 정치인을 모아놓고 이상한 정당을 하나 만들었고 지난 총선에서 트럼프가 거둔 기적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들은 기존 정치인이 아닌양 행동하기도 한다. 여튼 국민들의 몫이다. 한번 찍어주기까지 했으니.. 더 지켜보면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을 잠시 보면 최순실국정농단, 박그네와 도둑들의 세금도둑질 등등 많은 논란이 있다. 지금 국민들은 최순실과 일당들이 얼마나 무거운 형벌을 받는지 박그네는 물러나는지 그런데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총리문제를 가지고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 국민들이 지금 총리문제에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순간 또 국민들의 시각과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폭삭 무너진 보수진영의 물귀신 작전에 민주당이 빨려들어가지 않길 바란다. 물론 민주당은 물귀신이 보수와 진보의 물귀신을 모두 상대해야 하긴 하지만...

 

만약에 트럼프가 대통령선거에 나선다면 뭐라고 할까?

"박근네 최순실을 옥에 가두고 주리를 틀고 연루된 놈들의 재산을 전부 몰수하라!" 라고 하지 않았을까? 분명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례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청와대 민정수석의 역할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 시키기위한 개헌을 하겠다" 라고 헤드라인에 내세우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가? 만약에 당신이라면 지금 상황에 "박근네 최순실을 옥에 가두고 주리를 틀고 연루된 놈들의 재산을 전부 몰수하라!" 라고 말하는 이에게 호감을 안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