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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재이야기

6시 5분

우리시대 직장인들의 아침

 

이른 아침, 알람이 울리고 무의식중에 다시 잤다.

다행히 20분이 채 더 지나기 전에 눈을 떴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출근길에 나선다. 시동을 걸고 시계를 보니 6시 5분..

수원 ic로 진입하고 서울로 향한다.

 

6시 30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인데 서울로 가는 고속도로는 이미 가득 차있다. 정상적인 속도는 내고 있으나 차선을 옮길 필요가 없는 상태의 고속도로가 이어진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직장으로 가고 있는 수많은 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각자 모두 가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출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리라.

 

처음에 의욕이 넘칠 때는 굿모닝 팝스를 듣거나 다시듣기를 하면서 나름의 자기계발도 하고 살았다. 대중교통을 타고 다닐 때는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글의 뼈대를 잡으면서 출근했다. 그러나 지금은 머리속이 그저 하얀 상태로 출근지로 향할 뿐이다. 지루하면 컬투쇼를 들으면서 간다.

 

그렇게 반복되는 일상은 그저 나이를 먹는 등산로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나이를 1년에 2살씩 먹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랬으면 지금 조금 덜 짜증났을 수도 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짜증이 깊어지면 월급날이 다가온다. 그런 패턴으로 살아온 것이 몇 년째 되는 것 같다. 월급은 보이스 피싱을 당하는 것처럼 순삭되지만 월급이 한달만 비어도 말못할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은 달리 방법이 없다. 또 한달을 견디는 수밖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개소리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출근을 하는 중에 스스로를 위로 할 말은 이 말 뿐이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 남들도 다 똑같이 살고 있어.. "

그러나 결국 이 말도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다' 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걍 그런 사람이 나말고도 수도없이 많다 라는 정도 밖에 안된다.

 

월급쟁이들이여 힘내라.

그런데 월급가지고 잘쓰고 잘살고 있는지는 생각해 봤는가?

지금의 월급보다 어느정도 줄어들고 여가시간을 보장해준다면 그 일을 하면서 살텐가?

 

월급쟁이들이야 뻔하다. 부모의 후광이 없는 이들은 벌어봐야 은행에 빚갚고 세금내고 그러다보면 이번달도 남는게 없구나 라는 한숨과 함께 다음달로 넘어가지 않는가? 현재의 소득에서 소득이 줄어든다면 또 다른 고통이 더해질 것이다. 쳇바퀴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렇게 쉬운게 아니다.

 

멘토라는 자들이 남의 속도 모르고 매번 하는 말이 있잖은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 라는 개소리를 안들어 본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 말을 정확하게 번역하면 '어쩔 수 없으면 걍 살아라' 이소리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어쩔 수 없다. 행복을 누리고 싶다면 본인의 노력으로 가족과의 시간을 더 만들어라. 휴일에 집에서 잠만자봐야 나중에 후회할 일이나 쌓는 길이다. 그리고 죽을 때 머리속에 남을 행복의 기억을 줄이는 것 뿐이다.